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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문화유산 답사기] 475년 된 은행나무를 본다면?!
  • 등록일2007-08-15
  • 작성자북부청 / 홍현정 /
  • 조회5783
 푸르른 하늘과 눈부신 태양의 파편들이 대지를 장식하며 상쾌함을 전하는 토요일 오후. 우리는 다소 들뜬 기분으로 500여년 동안 한자리를 지키며, 우리에게 신록의 싱그러움과 진노랑빛의 풍요로움을 변함없이 선물하고 있는 노거수 “은행나무”를 찾아 떠났다.
  본격적인 답사에 앞서 은행나무라는 수목 명칭의 유래를 잠시 살펴보면, 그 열매의 모양이 살구와 비슷한데서 비롯된 살구 행(杏)자와 중과피의 색이 흰데서 연유한 은빛의 은(銀)자가 합해져 비로소 은행이라 불려지게 되었으며, 은행나무의 가장 특징적이라 할만한 점은 일반적인 겉씨식물이 바늘모양의 침엽을 가지고 있는데 반해 은행나무는 부채꼴모양의 활엽을 가진 아주 특이한 수종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내공해성 수종이자 내화성수종인 은행나무는 효용면에서도 매우 유용한 편인데 목재는 가구소재 및 조각용 등으로 사용되고 있고, 종자는 식용가능하며 한방에서는 종자를 백과(白果)라 하여 천식, 소변백탁(小便白濁), 자양(滋養) 등에 약용하고, 은행나무 껍질은 백과수피, 뿌리는 백과근이라 하여 관상동맥경화, 흉통, 심장통, 고혈압, 천식 등에 처방하고 있다.
  발걸음을 분주하게 옮겨 춘천시 남면 가정2리 한적한 마을을 지키고 있는 수령 475년 노거수 은행나무를 처음 접하였을 때, 우리는 수고 20m, 나무둘레 530cm에 이르는 웅장함을 자랑하면서 장구한 세월을 한결같이 그 곳에 위치하며 마을을 지켜왔을 은행나무 앞에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었다. 겉으로 내비춰지는데서 느낄 수 있는 위용만큼이나 오랜 세월 마을의 희노애락과 함께하며 마을 구성원 모두의 마음속 깊은 곳까지 뿌리내린 은행나무이기에 마을 주민들의 은행나무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대단하였으며, 은행나무 주변 정비를 비롯하여 이를 지키고 보전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었다.
  이번 답사를 통해 500년 노거수 은행나무를 접하고 나서 느낀 바는 다음과 같다. 급변하는 시대적 조류 속에서 하루하루 변화와 적응을 반복해야만 하는 우리의 현 시대상을 감안해 볼 때, 우직한 자태를 뽐내며 처음 모습 그대로 변치 않고, 조용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듬직하게 서있는 은행나무야 말로 우리가 진정으로 본받아야 할 삶의 스승이 아닐까 생각해 보며, 기분 좋은 토요일 오후 얼굴에 밝은 미소를 머금고 원래 우리가 자리했던 위치로 발걸음을 되돌릴 수 있었다.


< 산림문화유산 리포터 서세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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